교학


깨달음이란 무엇인가?(1) / 빤냐완따 스님

관리자
2021-04-21
조회수 1715


2012. 6. 6. 법문


불교를 상징하는 어휘들 중에 가장 보편적인 불교대명사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한국인들은 대부분 <깨달음>을 들지 않을까?

자비 ‧ 무아 ‧ 연기 ‧ 열반 ‧ 견성 ‧ 성불 ‧ 일체유심조 ‧ 반야 ‧ 공 ‧ 인과 등 다양한 불교술어들이 있으나 한국에서는 ‘불교=깨달음’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는 듯하다.


2600년 전 싯달타 태자가 왕궁을 버리고 생사없는 길을 찾아 떠났던 것과 같이 한국의 수행자들은 한생각 몰록 깨닫고 나면 억겁의 번뇌가 일순에 소멸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저마다 화두를 하나씩 결택 받아 이 선방 저 회상과 토굴이나 무문관 혹은 티벳이나 남방의 수행처를 찾아다니며 정진한다. 


이러한 한국불교의 현실에 대해 일각에선 ‘깨달음지상주의’를 운운하기도 하고, 깨달음만을 추구하다 보면 대승불교의 근간이 되는 보살도 정신이 희박해진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깨달음의 사회화’ 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 이와 같은 일련의 언급들은 한국불교가 깨달음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는 ‘깨 ‧ 달 ‧ 음’ 이라고 하는 3음절 어휘가 얼마나 정확하게 옮겨진 것이며, 그것을 얼마나 바르게 구분해서 이해하고 있는지, 혹은 붓다의 궁극적 교의를 과연 ‘깨달음’이라는 술어로서 온전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인지, 붓다께서는 정녕 깨달음을 그토록 강조하셨는지, 불교 수행자라면 한번쯤은 꼼꼼하게 되짚어 볼 일이다.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요즘 ‘깨달음’ 이라고 하는 불교술어를 수행자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단편적으로 이해할 경우 자칫 기존의 한국불교와 빨리어(Pāli語) 3장을 토대로 하고 있는 테라와다불교 사이에 교리적 측면에서의 오해는 물론 수행의 항로에서 혼선을 빚을 수도 있다. 


1. 고따마 붓다(Gotama Buddha)의 깨달음


‘언어’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없으나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개념의 뉘앙스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본뜻과는 달리 전혀 다른 의미로도 전달될 수 있다. 또한 바르게 전달됐다 하더라도 전모를 전달하지 못했다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의 현상을 단면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완전하다. 오해나 왜곡 없이 온전하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입체적인 조명 아래서의 이해가 반드시 요구된다. 


고따마 붓다께서는 6년간의 고행 끝에 비로소 양극단의 수행방식을 버리고, 가운데 길(中道, majjhimā patipadā)로써 정각(正覺)을 이루었다. 그리하여 괴로움의 근원을 완전히 소멸시킨 아라한뜨(arahant,아라한)가 되었고, 위없는 정등각자(正等覺者), 모든 천상과 인간의 위대한 스승 ‘Buddha’라 불리게 되었다. 


붓다께서는 과연 무엇을 깨달았는가? 중도(中道)를 발견하였고, 중도를 통해 만물의 존재방식인 연기의 법칙을 깨달았으며, 무상(無常) ‧ 고(苦 ) ‧ 무아(無我)라고 하는 존재의 실상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4가지 성스러운 진리 사성제(四聖諦)를 3가지 측면과 12가지 양상이란 입체적인 방식을 통해 있는 그대로 알고 보고 또다시 꿰뚫어 봄으로써 번뇌의 불이 모두 꺼져버린 조건지어지 않은 경지 닙바-나(nibbhāna,열반)를 실현했다. 


여기까지가 빨리어 경장(經藏,5부 Nikāya)과 율장(律藏,Vinaya-piṭaka)에 전해지고 있는 붓다의 깨달음에 대한 개관이다. 고따마 붓다 이후의 수많은 사-와까 붓다(sāvaka buddha), 즉 성제자 성인논사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해석 정리해냈고, 3,4,5,6차에 걸친 결집을 통해 3장을 확립시켰다. 경장과 율장을 토대로 하고 논장을 근거로 하는 입체적이면서도 심층적인 이해의 바탕 위에서 수행해 나갈 것을 테라와다불교는 주창하고 있는 것이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붓다(buddha)를 5가지(크게는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1. 삼마- 삼붓다(sammā sambuddha) ; 과거의 붓다를 제외한 고따마 붓다만이 스스로 홀로 사성제를 완전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일반명사 buddha 앞에 sammā(바른, 완전한)를 붙인다. 삼마- 삼붓다는 고따마 붓다 오직 한 분 뿐이며, 대문자를 써서 ‘Buddha’로 표기하고 있다. 


2. 빳쩨까 붓다(pacceka buddha) :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홀로 수행하여 깨달은 분. 혹은 연기법을 따라 깨달은 분. 벽지불, 독각, 연각이라고도 한다.


3. 사-와까 붓다(sāvaka buddha) : 붓다의 법문을 직접 들었거나, 붓다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여 깨달은 성제자를 일컫는다. 사-와까 붓다(sāvaka buddha)를 다시 3가지로 구분한다. 


① 에까 사-와까 붓다(eka sāvaka buddha) : 고따마 붓다 대신 법을 설할 수 있을 정도의 지혜를 갖춘 상수제자로서의 붓다.

② 마하- 사-와까 붓다(mahā sāvaka buddha) : 특수한 능력을 갖추고서 지혜를 얻은 사-와까 붓다.

③ 빠까띠 사-와까 붓다(pakati sāvaka buddha) : 위의 2가지 사-와까 붓다를 제외한 보통의 아라한뜨 제자들.


또한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붓다(buddha)에 대한 이상의 5가지 구분과 함께 한국에서 ‘깨달음’으로 번역되고 있는 ‘보디(bodhi)’ 역시 5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즉


1. 삼마- 삼붓다 보디 (sammā sambuddha bodhi) 

2. 빳쩨까 붓다 보디 (pacceka buddha bodhi) 

3. 에까 사-와까 보디 (eka sāvaka bodhi) 

4. 마하- 사-와까 보디 (mahā sāvaka bodhi) 

5. 빠까띠 사-와까 보디 (pakati sāvaka bodhi) 


고따마 붓다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걸어가 본적이 없었던 중도의 길을 통해 그 누구도 깨달은 적이 없었던 괴로움의 완전한 소멸에 이르게 하는 사성제, 연기법, 무아의 진리 등을 최초로 증득하신 분이다. 그 분의 가르침대로 수행하여 사성제, 연기법, 무아의 진리 등을 증득해 아라한뜨(arahant)가 된 사-와까 붓다의 깨달음은 그 내용면에서 고따마 붓다의 깨달음과는 동일한 것이지만, 담마(진리)를 최초로 발견한 분의 공덕과 감회와 다겁생에 지은 업장의 효력을 무력화시키는 힘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테라와다불교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 고따마 붓다의 깨달음과 사-와까 붓다의 깨달음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생에서 탐진치를 모두 소멸시킨 아라한뜨라는 측면에서는 동일시되고 있다. 


고따마 붓다의 출현 이래 빳쩨까 붓다 한 분을 제외한 모든 성자 아라한뜨들은 사-와까 붓다의 범주에 속한다. 그 중에 특히 출가자 사-와까 붓다는 사-와까 상가(sāvaka sańgha)라 하여 삼보(Ti-ratana,三寶)중에 불보(Buddha-ratana,佛寶)가 아닌 승보(Saṅgha-ratana,僧寶)로 분류한다.


오직 고따마 붓다에게만 위없이 올바르고 완전하게 깨달은 분, 즉 ‘아눗따라 삼마- 삼붓다(anuttara sammā sambuddha)’란 별칭을 붙인다. 그리고 그분의 깨달음에 대해서는 일반명사 ‘보디(bodhi)’가 아닌 ‘아비삼보디(abhisambodhi)’라 하여 최고의 완전한 깨달음이라고 특별하게 구분한다. 그리하여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불법승 3보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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